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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 사는 이야기

2021년 11월말과 12월 초에 먹고 산 일상

by 뮤져 2021. 12. 22.

이 때 위드코로나가 막 시작된 참이라 통근이 참 힘들었다. 특히 집에 갈 때 역삼역과 강남역에서 지하철을 기다리고, 꽉 찬 지하철을 타고 오는게 정말 고역이었다. 아직도 고역인 중

 

얼마 전에 알게됐는데, 출근시간에는 지하철 기관사님들이 사람들 지각할까봐 문 닫히는데 밀고 들어와도 문 다시 열어주고, 지하철에 조금 더 태워준다고 한다. 저녁엔 그딴 거 없으니까, 몇 대씩 보내고 타기도 하지

천국으로 향하는 문? 옛날 소방법에 의해 설치했던 문이 그대로 노출되어 있는 거라고 한다.

부모님이 경상도 지방 분들이셔서 토란을 먹어본 적이 거의 없는데, 에어프라이어에 구워 먹으면 감자 맛 비슷하고 몸에 잘 맞는거 같고, 끈적하지 않으니 입맛에 잘 맞아서 간식으로 자주 구워먹고 있다.

유독 맛있게 먹었던 마크로비오틱 실습 식사! 연근 아라비아따랑 빵은 집에 좀 가져와서 남편이랑 맛나게 나눠먹었다. 진심으로 맛있어했다.  톳샐러드 너무 맛있어서 톳 산다는게 실수로 2통 시킨건 가지가지 하는 나... ㅠ

남편이 짜준 모자 쓰고 친구 만나기. 최근에 퇴사한 친구인데, 내년에 제주도 내려가서 신혼스냅 찍는 사람들 헬퍼 하면서 앞으로 어떻게 살 지 구상할 예정이라고 한다. 외삼촌께서 스냅 작가라 소개도 받을 수 있다고 하는데. 멋져! 

또다른 친구가 보내준 보온, 보냉 캠핑 와인잔으로 까사문에서 한 잔 ~

양양의 90년된 막국수집 [단양면옥]에서 막국수도 한 그릇 먹었다. 막국수 짱 좋아.. 나는 비빔보다 물파! 

예로부터 양양 낙산에서 나는 배는 임금님께 진상할 정도로 품질이 좋았다고 한다. 배농가의 손주가 힙하게 차린 배 젤라또 가게가 새로 생겨 방문했다. 배 농장 바로 앞에 작은 건물을 올려 커피와 디저트, 젤라또를 판매하는데 맛이 준수하다!

남편이 뭔가 아쉽다면서 숯불가마를 들렀다 서울 가자고 해서 들렀다. 결혼하고 숯가마라는 곳을 처음 가봤는데, 말 그대로 진짜 숯을 구운 가마에 사람들이 들어가는 거였다? 물 없고 그냥 며칠 전에 숯 꺼낸 가마에 들어가서 찜질하는 것. 따끈따끈 기분이 좋아서 호감인 곳이다 ㅎㅎㅎ 코로나 걱정도 많이 없고 (옷+마스크 다 하고 뜨거워서 수건으로 얼굴도 가리고 들어간다) 은은한 숯불 향이 좋았다.

피리피리 치킨~ 되게 자주 해먹는거 같은데 사실 그렇진 않다. 한달에 한 번 정도? 끼니때마다 사진 찍는걸 잊어버리는데, 꼭 이거 차릴때는 사진을 찍게 되어서 그런가?

역대급으로 맛나게 됐던 생선조림. 평소에 생선조림 자신이 없었는데 이제 감을 좀 잡은거 같다. 포인트는 생각보다 많이 짜게 하기? 국물로 간을 보면 너무 짜다 싶을정도로 해야 생선과 무에 맛이 배더라. 뼈없는 구이용 삼치로 만들었다.

 

밤을 넣고 냄비에 새밥 짓고, 시금치도 새로 무치고 두부에 제피 장아찌를 콕콕 박아 잘 지져내어 같이 먹었다. 화려한 외식도 감사하지만 내가 먹을 음식의 재료를 직접 손질하고 정성을 들여 요리로 탄생시키고, 감사한 마음으로 가족과 같은 식탁에서 먹는 행위는 자못 신성하게까지 느껴진다.

 

바빠서 배달음식, 간편식만 먹을 때는 간편하고 입이 즐겁긴 하지만 여유가 된다면 이렇게 차려 먹는것도 참 좋구만~

 

위드코로나 시작되어, 결혼하고 거의 처음으로 밤 11시쯤에 어슬렁 나와 동네 호프집에서 맥주 2000cc를 마셨다. 우리도 집에서 술 마시고 쉬는것에 익숙해져서 잊고 있었는데, 결혼 버킷리스트였던 아이템이다! 맛 없는 호프집 안주는 안 시키고 맛있는 맥주만 시켰다. 진짜 맛있었다!!! 내년에 갈 세계 여행 계획도 하고 인생 이야기도 많이 나눴다

또 밥!

돼지갈비, 밑반찬 냉장고에 있던 거랑, 냉이 된장국만 간단히 끓여서 정답게 나눠먹었다.

이 탁자는 정식 식탁은 아닌데, 베란다에 화분 올려두는 용도로 사용하다가 TV가 있는 방에 옮겨두고 나서는 거의 여기서만 밥먹는다..ㅋㅋ

만나서 담백하고 건강에 좋은(?) 요리를 먹는 친구랑 이번에는 북경오리를 먹었다.

퍼포먼스 좋구만. 간만에 술도 같이 쭉쭉 마셔서 너무 재밌었다

찰랑찰랑 죽엽청주 짜안~~~ 국물도 하나 시켜서 한 병 후루룩 비우기

남편이랑 샤갈 전시 보러가기. 작품 수가 정말 많더라. 알만한 유명한 작품은 없었지만 샤갈의 긴 작품활동동안 어떤 화풍으로 변화했는지, 얼마나 많은 시도를 했는 지를 엿볼 수 있었다.

로맨틱한 작품으로만 기억했는데, 성경 기반의 작품 그리고 엣칭이나 스테인드 글라스 같은 완전히 다른 소재로 작업을 많이 했다는 걸 알게됐다.

 

별개로, 종교가 없으니 성서 이야기를 잘 알지 못하는데, 세계사에 대한 더 넓은 이해와 내가 자주 소비하는 각종 영화나 드라마 소설의 모티브를 더 잘 이해하기 위해 성경에 나오는 이야기들을 알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전시였다.

국립중앙박물관 [사유의 방] 반가사유상 2개를 위해 지어진 공간에서 둘을 한번에 전시하고 있다. 오픈 전부터 엄청 기대를 했던 전시라 짬이 나자마자 달려갔다!

일단,  보존을 위해 각각의 반가사유상은 번갈아 전시되는데 한 번에 볼 수 있는 것도 좋고, 전시를 위해 만들어진 특별한 사유의방 컨셉에도 관심이 갔다. 입구부터 영상전시와 음악으로 전이공간 느낌을 물씬 냈고 얕은 오르막의 끄트머리에 두 금동상을 두고 위에서는 은은한 조명이 내려오는데 극적으로 아름답다. 약 1세기 차이로 만들어진 두 동상에서 신비한 점은 오히려 전에 만들어진 불상이 좀 더 화려하다는 것. 7세기 즉 나중에 만들어진 반가사유상의 발가락은 살짝 비틀어져 있어서 그 가치가 높은 것이라던데 과연 눈에띈다..

 

유리벽 없이 360도 감상이 가능하고, 빛이 번지지 않도록 바닥과 벽에 숯 처리를 했다고 하는데.. 일단 가봐야한다

또 가고 싶다~~

 

현재 국립중앙박물관장은 루브르의 모나리자처럼 여기를 오기 위해 이 박물관에 올법한 전시를 기획했다고 했는데, 정말 그럴법 하다.

마지막으로 최 애 피자집 원 어 슬라이스에서 피+맥 1잔씩 하고 짧은 콧바람 쐬기를 마쳤다.

남편이 못생기게 나와서 속상한데ㅠㅠ 사진이 이것 뿐이야